[하이퍼서사-글루토니] 검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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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방.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저 귀에 거슬리는 소리만이 기분 나쁘게 주위를 가득 채웠다.

 

 벌레의 울음소리.

 

 발밑을 내려다보니 벌레 한 마리가 있었다.

 

 내 몸속에 있는 독충과 똑같이 생긴 검은 벌레.

 

 보고 있으니까 화가 난다. 시체를 파먹는 까마귀처럼 내가 죽기를 바라는 거냐?

 

 벌레의 울음소리가 비웃음으로 들린다.

 

 발을 들어 올려 벌레를 천천히 밟았다. 벌레의 울음소리가 사람의 비명으로 바뀌었다. 멈추지 않고 발에 힘을 더 주었다.

 

 벌레가 바둥거리며 죽어간다.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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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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